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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법리 판단
1. 내란죄의 법리적 구성: 최광의의 폭동과 실행의 착수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1980년 '10·26 사건'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인용하며 내란죄의 구성요건을 정밀하게 검토했습니다. 내란죄에서 말하는 '폭동'은 가장 넓은 의미인 최광의의 폭행과 협박을 포함하며, 이는 사람을 강압해 두려움을 일으킬 만한 해악의 고지 전반을 의미합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에 이은 계엄군의 국회 배치와 포고령 하달이 헌법기관을 강압하는 수단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이를 내란죄의 실행 착수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공수처 수사권의 정당성: 신속한 수사와 실체적 진실 발견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공수처법상 내란죄가 직접수사 대상은 아니더라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와 '직접성' 및 '관련성'이 인정되는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는 논리입니다. 특히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범죄의 특성상 신속한 수사를 통한 정의 실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특정 혐의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연관 범죄에 대한 수사권 행사가 적법함을 명확히 했습니다.
3. 1980년 신군부와의 평행이론: 사후 선포문의 유사성
재판부가 주목한 결정적 증거 중 하나는 비상계엄 해제 후 작성된 소위 '사후 계엄 선포문'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이 문건이 1980년 5·17 비상계엄 선포문과 제목, 내용, 구조 및 형식에서 매우 흡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형식적 외피에 불과하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물리치고,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신군부의 선례를 답습하여 작성된 실체적 문서임을 인정한 것입니다. 이러한 유사성은 이번 사태가 과거의 헌정 파괴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는 사법부의 인식을 반영합니다.
4. 피고인 주장의 모순 지적: 이중기소와 흡수관계의 맹점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논리적 허점을 날카롭게 짚어냈습니다. 변호인단은 직권남용 혐의가 내란죄에 흡수되므로 이중기소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만약 변호인의 주장대로 두 죄가 흡수관계에 있다면, 오히려 수사 대상 간의 직접성과 관련성이 더욱 강하게 인정되어 공수처의 수사권이 정당화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혐의를 피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가 오히려 수사의 적법성을 뒷받침하는 부메랑이 되었음을 꼬집은 것입니다.
5. 향후 재판에 미칠 영향: 한덕수 총리 등 가담자 선고 전망
이번 판결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선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총리 역시 사후 선포문에 부서(서명)하는 등 계엄 선포의 절차적 외관을 갖추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1심 재판부가 12·3 사태의 성격을 사실상 내란의 실행 착수로 규정하고 사후 문서의 위법성을 명시한 만큼, 공모 및 방조 혐의를 받는 다른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